엊그제 주말 전여친분이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는 떡볶이 같은 음식 먹지 말라고, 다른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로 큰 맘먹고 배달 어플을 켰죠. 진짜진짜 큰마음먹고 떡볶이를 시켜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별것도 아닌 음식이 뭐 이리 비싼건지 도저히 못시켜 먹겠는겁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냉장고를 뒤적뒤적 거렸습니다.
냉동해둔 떡 있고, 어묵도 있고.. 하.. 만들수는 있겠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솜씨를 발휘해봤습니다.
기름 대충 두르고 마늘을 한주먹 넣고 불을 키고,
소세지와 떡을 먼저 넣고 살짝 누룽지를 만들며 구웠습니다.
설탕도 넣고 눌리고, 간장도 눌린 후에 양파를 넣어 살짝 볶았습니다.
대충 볶여졌을때 커피포트에 끓여둔 물을 부었습니다.
저는 볶는 요리를 시작할때 커피포트에 물을 담아 스위치를 눌러 미리 물을 끓여두는 편입니다.
설탕과 간장만으로는 맛이 나지 않기에 캐챱도 넣고
미쿡 치즈도 한장 넣고 가람마살라가루 두스푼, 그리고 고추가루 한스푼을 넣었습니다.
떡볶이에 가람마살라 가루는 치트키 같은 느낌으로 작용합니다.
살짝 넣으면 뭔지 모르게 맛이 깊어지고 적당히 넣으면 고급 카레 떡볶이 느낌이 됩니다.
이것저것 넣으면 더 맛있어 질것 같은 기분에 엊그제 치킨을 시켜먹을때 서비스로 함께 온 양념치킨 소스도 넣고
혹시나 맛 없다고 할까봐 고향의 맛도 반스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빠지면 안되는 어묵도 썰어넣고, 냉동실에서 눈에 띈 야채믹스도 한 주먹 집어 넣었습니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조금만 만들려고 했는데 30cm 짜리 궁중팬으로 한가득이 되어버렸네요.
대파를 많이 넣으면 많이 넣을수록 맛있는데 이미 양이 한냄비가 되어버린데다가
맛을 보니 그럴싸해서 이번에는 대파를 넣지 않았습니다.
구경하시라고 자랑삼아 올려봅니다. ㅎㅎ



